포스트 코로나 시대, MBA가 값어치할까?

살면서 어떤 일에 ‘실패해서 정말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런 계기가 몇 번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원하던 MBA 프로그램에 떨어진 것이었어요.

만약 원하던 MBA에 갔다면, 아마 저는 억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이전 경력을 살려 가장 돈을 많이 주는 곳에 들어갔을 거예요. 그리고 프리랜싱이나 1인 기업 등, 직장 밖의 세계에 도전하는 옵션을 꽤 오랫동안 (아니면 평생) 접어뒀을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지금 1인 기업가로서 먹고 살고, 성장할 수 있는 만한 수익을 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어요. 만약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했다면 옵션 B로 확보해뒀던 학교라도 들어갔어야 했다면서 후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수 많은 다른 경우의 수를 고려해봐도, MBA에 대한 ROI (투자 대비 회수금)는 이제 너무나도 낮아졌고, 앞으로도 점점 더 낮아질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해외 MBA에 투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드릴게요.

‘지식’으로 경쟁하는 시대의 종말

MBA 지난 몇십년 동안 엘리트 인재를 배출해내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왔어요.

실제 기업들의 문제를 분석하고 직접 푸는 케이스 스터디 방식을 도입해, 책에 있는 지식이 아닌 살아있는 지식을 전달한다는 엣지 (Edge)가 분명히 있었고, 그런 지식을 습득한 인재들을 기업으로 데리고 오려는 수요도 분명히 있었죠.

그래서 Top MBA를 거치고 나서는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고급 학위 사업’이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지식은 모두에게 오픈된 시대가 되었어요.

수 많은 비즈니스 스쿨에서 자랑하는 ‘종합적인 코어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MBA 가격의 0.1%~3% 만 내면 (아니면 무료로!), 세계 유수의 대학 교수들이 가르치는 Finance, Marketing, Sales, Strategy, HR, Operations 다 들을 수 있어요.

문제는, 이런 지식이 시대에 뒤쳐지는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지고 있다는 거예요.

실제 비즈니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교수님들이 분석해서, 이론화하고, 검증 과정을 거친 다음 학생들에게 전달되는데 이 기간 동안 새로운 기술, 전략, 성공/실패 사례들이 마구 마구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면 사람들은 말할 거예요.

“지식 얻으러 MBA 가나요? 네트워킹하려고 가지.”

너무나도 쉬워진 네트워킹 채널

맞아요, MBA 가려는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지식을 얻으려는게 아니라 사람을 얻으려고 가는 걸거예요.

좋은 학교에 갈수록, 원하는 업계에 포진해 있는 선배들도 많기 때문에 정보와 도움을 얻을 수 있죠. 물론 예전에는 이런 사람들을 알아내고 만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를 비싸게 책정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어요.

링크드인 몇번만 클릭하면 내가 원하는 기업 / 포지션에서 일하는 사람들 찾는 것은 일도 아니고, 그 사람들의 인맥의 인맥 찾아서 소개를 부탁하는 것이 가능해졌죠.

학교를 통하면 더 쉽게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Yes and No.

1 차적으로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 쉬운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벌이라는 연결고리 없이도 자신에게 정신적, 사회적, 물질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금방 오픈되요. 이 말을 달리하면, 아무리 학교 선후배로 쉽게 만났다고 할지라도 내가 누군가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치가 아무것도 없다면 그 만남을 의미있게 지속하기 힘들다는 얘기에요.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언제 마지막으로 학교 인맥이라는 이유로 무언가를 퍼주셨나요?)

MBA 에 쏟는 시간과 돈의 반의 반을, ‘진짜 실력’을 키우는 공부와 새로운 네트워킹 방식을 익히는데 쓴다면, MBA 라는 타이틀을 갖는데 큰 돈과 시간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비슷한 결과 낼 수 있어요.

위험을 짊어지고 싶어하지 않는 기업들

안타까운 점은, 앞으로 뭘하고 살아야할지 모르겠는 분들이 ‘뭐라도 해보자’ 라면서 대학원 / MBA에 배팅한다는 거예요.

비즈니스의 다양한 분야를 배우게 되면, 또 그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분명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아요.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할 건, 새로운 분야를 원하게 됐다고 해서, 그 분야에 들어갈 수 있는건 아니라는 것이에요.

MBA를 마쳤다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Accept할 수 있는 연봉의 마지노선의 생기게 되요. 하지만 기업이 억대 연봉을 주기 위해서는, 그 일을 해본, 실력이 검증된, 다른 말로하면 ‘그 돈을 줘도 뽑을 수 있는게 확실해 보이는’ 사람을 원할 수 밖에 없어요. (왜? 원하는 성과를 못내줄 경우 수억원의 피해를 떠안아야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경우, MBA를 마친 후에도 이전에 했던 경력과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는 포지션에 가게 되요. 즉, 내가 해보고 싶은 포지션에 진입할 수 있는 티켓이 자동적으로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예요.

변하게 될 해외 취업의 의미

이 모든 것에 대해 충분히 숙지한 후에도 분명 해외 MBA에 가고 싶으신 분들도 계실거예요. (저도 그랬거든요.)

보통 이 경우, 단순히 지식 획득이나 취업이 목적이 아니라 다른 나라로 이주하기 위해서가 진짜 이유일 때가 많아요.

기술 이민을 할 수 없는 직장인들이 해외에서 직장을 잡으려면, 기업의 스폰서십이 필요한 고용 비자 또는 인터널 트랜스퍼 비자를 받아야해요.

그런데 회사는 비자 문제 없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고, 구직자는 회사가 비자를 대줘야 일할 수 있으니,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가 되는거죠.

그래서 나라를 옮기고 싶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나라에서 학위를 딴 다음 Post Study 비자로 취업하고, 이후 고용 비자로 전환하는 루트를 생각하게 되요.

문제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원격근무, 유연한 고용 (프리랜서/계약직/벤더)이 더욱 보편화됨에 따라 전통적인 의미의 ‘Relocation’은 점점 줄어들거라는 거라는 거예요.

이미 Facebook은 공식적으로 수백, 수천개의 포지션을 원격근무 포지션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해서 큰 이슈가 됐었는데, 이는 비단 Facebook이나 실리콘 밸리의 Tech 기업들 만의 방향이 아니에요.

이번 사태로 인해 원격 근무로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그로인해 생산성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 한 기업들은 Work Permit, Relocation 등에 반드시 돈과 시간을 써야 할 포지션과 그렇지 않은 포지션을 나누게 될거예요.

그렇다면 ‘현지 인재들에 비해 특별한 가치를 줄 수 있는가?’ 라는 질문 뿐만 아니라,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비용이 덜 드는) 인재를 고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라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줄 수 있어야겠죠.

원격근무, 프리랜서의 시대

제가 올해 초, 온라인 사이드잡에 대한 글을 쓸 때만 하더라도, 몇몇분들은 한국은 미국과는 다를 것이라는, 원격근무 / 프리랜싱의 시대에 돌입되는게 그렇게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공유해주셨어요.

그 당시에는 저도 어느정도 동의를 했지만, 이제는 한국도 더이상 이 흐름에 속도를 내지 않을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한 오피스 안에서 해야하는 일인가요?

  • 절.대.로 회사 밖으로 아웃소싱할 수 없는 일인가요?

  • ’내가’해야 하는 일인가요?

여기에 자신있게 YES 라고 말할 수 없다면 내가 하는 일도, 언젠가는 다른 나라 / 회사 / 포지션에 있는 사람에게 원격으로, 또는 프리랜싱 프로젝트로 넘어갈 수 있는 확률이 생각보다 그렇게 낮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MBA 라는 학위가, 그 위험도를 크게 낮춰주지는 않겠죠. 당연히.

 
Yeonsil Yoo

About Me

업플라이를 운영하는 유연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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