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결정할 때 반드시 고려할 것들
“무조건 한 곳에서 최소 2-3년은 버텨야 돼!"
혹시 이런 조언 들으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조언을 거의 변하지 않는 진실로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맞지도 않은 첫 직장을 꾸역꾸역 2년이나 다녔고, 그 때부터 경력 전환을 준비하느라 1년 반을 낭비했죠.
결국 3년 반을 채우고서야 그 직장을 떠날 수 있었어요.
인생 기니까 3년 반 별거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황금같은 20대의 3년 반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에요. 더 일찍 과감하게 뛰어 들었다면 더 다양한 것들을 흡수할 수도 있었을거에요.
이후 또다른 이직을 경험하고 커리어 방향을 사업으로 완전히 바꿔오면서, 저는 언제 위험을 감수하고 언제 기다려야하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왔어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시기를 결정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역설계 (Reverse Engineering)
준비 ≠ 시작
백업 플랜
1. Reverse Engineering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연을 맺은 지인 중에 월급쟁이로서 경제적으로 꽤 성공한 파워 커플이 있었어요.
이 둘은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급성장하는, 대기업에 인수 합병될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초기 멤버로 조인했고, 실제로 그 회사들이 인수 합병 될 때마다 어마어마한 금액의 지분을 팔아 지금의 부를 쌓았죠.
물론 이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먹고 먹히는, 초기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넉넉히 챙겨주는 샌프란시스코였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건, 이들이 커리어를 설계한 방식이에요.
제가 한번은 그 커플에게 물어봤어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냐고.
그랬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어요;
“내 최종 목표는 30대에 사업을 하는거였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제품/서비스를 만들고 파는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어.
그래서 엔지니어로 입사했지만, 스타트업 내에서 세일즈와 마케팅 쪽도 건드리면서 경험을 쌓았지.
내가 다닌 회사들이 인수 합병된건 단순히 운이 아니야. 난 조인할 회사를 고를때 기술적으로 뛰어난, 대기업에게 인수합병될 만한 경쟁력을 가진 곳들을 철저하게 분석했고, 그곳에 베팅한 결과야.”
먼저 장기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 커리어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본 다음, 그 지점에 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뒤에서부터 앞으로 역으로 계획한거에요.
지금 어떤 결정을 내리려고 한다면, 먼저 큰 그림을 생각하고 왜 (Why), 무엇을 위해서 (For what) 그 결정을 내리는지 생각해 보는 거에요.
예를 들어:
왜 XXX 부서로 옮기고 싶은지, 그게 큰 그림으로 봤을 때 무슨 역할을 하는지
결국 무엇을 위해 XX% 연봉 삭감을 감수하는지
이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단순히 '괜찮아 보여서'라는 감정적인 이유가 아니라,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야 중/장기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적합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2. 준비 ≠ 시작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스타트업의 세계에서 거의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조언 중 하나는 바로, ‘You Should Raise Money When You Don’t Need To’ - 즉, 돈이 필요없을 때 투자 받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부딪히지 않으면 그 일을 시작하지 않아요.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전까지는 신경쓰지 않고,
관계가 틀어지기 전까지는 노력하지 않고,
이직해야하기 전까지는 준비하지 않고,
회사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밖의 세상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죠.
하지만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시작하면, 큰 압박을 안고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져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 꼭 이직하지 않아도 될때,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을 때 계획을 시작하는게 좋아요.
시간을 두고 이직을 계획할 때 준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래 영상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3. Back-up Plan
많은 사람들은 이번에 내리는 결정이 오랫동안 자신의 발목을 잡을까봐 두려워해요.
만약 해봤는데 안맞으면 어쩌지?
만약 돈이 잘 안되면 어쩌지?
만약 이 분야의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면?
모두가 ‘무조건 뛰어들어라’, ‘우선 시도해봐라’ 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사실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하신 분들은 미리 위험을 분석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다음 과감하게 도전해요.
저 역시 사업에 뛰어 들기 전에 망했을 때 옵션을 염두에 두고 계획했어요.
저는 미국을 나와 비자 문제가 없는 곳으로 간다면, HR 쪽이 아닌 Business Development, Corporate Partnerships, Consulting 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 포지션들이 요구하는 경험과 스킬을 사업을 통해 쌓으려고 했죠.
만약 어느 시점에라도 업플라이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저는 이 서비스를 운영해오며 갖추게 된 스킬을 사용해 조직에 들어가거나 프리랜싱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어요.
새로운 길에 도전해보고 싶으신가요? 만약 그 길이 생각하는 길과 전혀 다르다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여기에 최소한 1-2가지 계획이 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고 있다면 새로운 탐색을 시작하셔도 좋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