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 현재 연봉을 묻는게 불법이 된 이유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는데, HR 쪽에서 현재 연봉과 희망 연봉을 달라고 해요.

이전 연봉 대비 어느정도 인상을 요청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거의 매주 이런 질문을 받는데요, 보통 아래 두 옵션을 드렸어요.

  • Option 1: 희망 연봉만 준다.

  • Option 2: 회사가 먼저 연봉을 제시하도록 한다.

그런데 실제 이 두 옵션을 시도하시면, 아마 프로세스 진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증빙 서류까지 같이 내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실 거예요. 이 때 많은 분들은 연봉 정보를 순순히 넘겨주셨을 거예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바로, 기업은 구직자의 연봉 정보를 요구할 법적인 권리가 없다는 거예요. 오히려 북미권의 많은 주에서는 이렇게 현재 연봉을 묻는 것 자체가 이제 불법이 되었어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왜 이런 트렌드가 형성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야기해드릴게요.

핫 키워드: 다양성 & 형평성

많은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10년 동안 가장 뜨거운 채용 전략 키워드는 다양성 (Diversity)과 형평성 (Equality) 이었어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조직 문화 정립, 생산성, 대외 홍보, 사업 확장, 우수 인재 확보 등의 이유로 국적, 인종, 성별, 나이, 성적 취향에 상관없이 우수한 인재를 데리고 오려는 전쟁을 시작했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인위적인 노력이 있기 전에, 오랜 세월에 걸쳐 불평등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는 거예요. 아직도 미국에서는 여자는 남자보다 약 20% 적게 받고 있고, 인종에 따른 임금 차별도 암묵적으로 행해지고 있어요.

이렇게 사회적인 관행으로 이제까지 불평등한 대접을 받은 사람들이 이제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고용주가, 이전 몸값을 묻고 이에 따라 연봉을 제시한다면 이들은 기존에 특권을 누렸던 사람들보다 또 다시 낮은 위치에서 시작하게 되요.

예를들어, 두 사람을 고용하는 고용주 입장을 생각해볼게요.

A라는 후보자는 현재 연봉 7천만원을 받고 있고, B라는 사람은 이보다 20% 적은 5천 5백만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만약 각 포지션당 8천만원이 예산으로 책정되었다면, 이 고용주가 두 사람 모두에게 8천만원을 제시할 것 같은가요?

아마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을거예요.

왜냐면 고용주가 이미 알아버렸기 때문이에요. B는 20% 인상된 6천 6백만원만 받고도 행복하게 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물론 형평성을 고려해 B에게 훨씬 더 많은 돈을 제시하는 그런 아름다운 곳도 있긴 하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곳이 훨씬 더 많아요.

쉽게 바뀌지 않는 관행

북미권에서는 최근 이런 이유로 법적인 보호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요.

아래는 2019년 현재, 과거 연봉을 묻는 것이 불법이 된 주들이에요.

많은 전문가들은 성, 인종 차별을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지기 때문에 앞으로 이 추세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출처: GetFive

출처: GetFive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특히 아시아권)에서는 기업이 모든 정보를 손에 쥐고 협상아닌 협상을 시작하는게 당연시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어요.

그리고 이런 관행은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이런 법적인 장치가 없는 나라에서 잡헌팅을 하신다면, 아무리 글로벌 기업이라 할지라도 이전 연봉 데이터를 달라고 강하게 푸시하는 인사 담당자 분들을 만나게 되실 거예요.

이 경우 가능하면 돈 얘기를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이게 어려울 상대방이 먼저 숫자를 제시하도록 이야기 방향을 틀어주시는게 좋아요.

이를 실제 대화에 적용하는 방법은 아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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